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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2022년 전망 , 배가 차면 다들 고급요리를 찾는 법

허그베어 2021. 12. 16. 17:05

[삼성증권 한영수]

 

2022년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이유 : 톤 (GT) 으로 계산한 2022 년 전 세계 신규 수주는 2021 년 대비 -21% 감소할 것으로 예상 . 하지만 이는 단순히 2021 년의 기저가 높기 때문. 2021년 수주에는 2019 2020 년으로부터 이연된 물량이 반영 . 당시 선주들은 황산화물 배출 규제와 COVID 19 불확실성으로 선박 구매를 연기. 불확실성으로 인한 발주 연기와 , 이후 이연 수요 발현은 조선업종에서는 익숙한 현상.

그리고 톤 이 아닌 금액 으로 산정한 2022년 수주 금액은 2021년 대비 5% 감소에 그칠 것. 이는 선가 인상 효과 덕분.

 

모멘텀도 존재 : 2022 년은 수주 단가 인상이 모멘텀이 될 것. 투자자들도 수주 단가에 더 관심을 보일 것 . 설비를 확장하지 않는 한, 수주단가 인상은 조선사들의 미래 매출과 이익을 개선시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

사실 조선사 수주 단가 인상은 특별한 노력 없이도 가능. 올해 연중 선가가 상승했기 때문 . 현재 선가로만 내년 연중 수
주를 해도, 조선사들의 평균 수주단가는 10% 이상 상승. 여전히 강력한 해운지표 , 조선사들의 충분한 일감 확보 , 이들의 개선된 유동성을 감안하면 , 선가는 추가 상승도 가능한 상태

 

호황기 이후 가장 높은 수주잔고 증가율을 기록

2021년 조선업종의 변화 중에 가장 의미 있는 부분은 수주잔고의 증가이다 . 11월말 기준 전 세계 수주잔고는 (GT 기준 ) 전년 동기 대비 25%, 2020 년 말 대비로는 20% 증가한 수준이다 . 올해 연간으로도 수주잔고는 전년 말 대비 2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 참고로 금융위기 이후 부터 2020 년까지 , 지난 12년 동안 전 세계 선박 수주잔고가 전년 대비 증가한 사례는 단 세 차례에 불과하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 2017년과 2018년에도 선박 수주 량이 증가한 바 있으나 , 당시 수주잔고는 2017 년은 6% 역성장 했으며 , 2018 년에 반등에 성공했으나 증가율은 2% 에 불과했다 . 2021 년 수주잔고 증가율은 2007 년 이후 14 년 만에 최고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조선산업은 산업재 내에서도 가장 고통스러운 구조조정을 경험했다. 이러한 구조조정으로 현재는 과거 대비 선박 공급능력 자체가 감소한 상황이다. 2021년의 수주잔고 증가는 결국 조선업종에서의 과잉 공급능력이 조정된 상태임을 확인시켜주는 일종의 증거인 셈이다. 이는 과거보다 조선사들이 필요한 일감을 비교적 수월하게 확보할 수 있으며, 업종 내에 선가 경쟁이 재발할 가능성이 낮아졌음을 의미하는 부분이다.

 

주가의 측면에서는 , 여전히 모멘텀이 필요한 상황

조선업 cycle 의 특징 중에 하나는 그 주기가 길다는 점이다 . 이는 한번 업황이 구조적으로 개선되거나 악화되면 , 그 방향성이 상당기간 유지됨을 의미한다 . 2021년에 턴어라운드에 성공한 업 황이 단기에 다시 둔화될 리스크가 크지 않다는 점을 의미한다.

현재 조선업종 주가 도 극단적으로 저평가되었다고 보기는 어 렵다 . 조선사들의 주가 는 연초 대비 하락했지만 , 대규모 손실에 따른 자본훼손으로 valuation 은 연초 대비 큰 폭으로 상승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내년 조선 업황에 는 수주량 감소를 상쇄시킬 만한 모멘텀 이 존재할 것으로 판단된다 . 조선사들의 수주 단가 인상이 조선업종의 모멘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 이는 조선사들의 기업가치 리레이팅에는 수주량 증가보다 수주단가의 상승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조선사들은 이미 기존 설비 의 가동률을 높일 수 있는 수주잔고를 확보한 상태이다. 조선사들이 추가로 물리적인 생산능력 확장을 하지 않는 한, 수주단가 인상은 현 시점에서 추가로 미래의 매출과 이익을 개선시 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사실 현재 조선업체들의 영업환경은, 상승한 선가의 유지는 물론 추가 인상까지도 기대해 볼 만한 상황이다. 이는 선가를 결정하는 두 가지 핵심 변수인 운임과 조선사들의 협상력이 모두 견고한 수준에 있기 때문이다.

 

먼저, 해운지표는 최근 조정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이다. 향후 해운지표가 추가로 조정을 받더라도, 현재 이상의 신조선가를 정당화하는 것은 어렵지 않은 수준이다. 올해 신조선가는 지난해 말 대비 +23% 상승했다. 하지만 동 기간 선박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Clarksea 지수는+130%(주갂, 스팟기준), 선박의 잔존가치를 나타내는 중고선가 지수는 +97% 상승한 상태이다. 현재 선가가 해운시황 강세를 온전히 반영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현재 투자자들은 2022년에는, 최근 수주 모멘텀을 이끌었던 컨테이너선과 LNG선 수주가 둔화되고, 이를 벌크선과 유조선이 채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저부가선 위주의 선박 발주가 한국 조선사들에게는 불리한 환경이라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컨테이너선은 올해 1-11월에 이미 2007년 연간 수주량을 +24% 초과했다. 2007년은 역사적으로 가장 많은 컨테이너선이 수주된 시기이다.

LNG선 수주도 4년째 호황이 이루어지고 있다. 올해 현재까지 대형 LNG선 수주도 이미 역사적 최고 기록이었던 2004년의 68척을 초과한 것으로 추정된다.

 

현존하는 LNG선 677척, 수주잔고 174척
2030년까지 LNG프로젝트에 900척이 넘게 필요한 상황
올해 11월까지 LNG선 누적 수주량은 66척(삼성중공업 21척 > 한국조선해양 20척 > 대우조선해양 15척)
내년부터 카타르발 LNG선 발주도 본격화

하지만 우려와 달리 LNG선 수요는 내년에도 매우 견고핚 수준에서 유지될 것으로 보읶다. 기본적으로 LNG선 수요는 선박의 수급보다는 천연가스전 개발 프로젝트에 영향을 받는다.

 

천연가스 가격 강세와, 환경규제 강화에 따른 석탄 수요 감소를 감안하면, 천연가스 개발 수요는 견고하게 유지될 수밖에 없다. 현재 진행 중읶 첚연가스 개발 프로젝트들이 예정대로만 진행된다면, 2024년 부터는 다시 LNG선은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게 된다. LNG선을 건조할 수 있는 조선소가 소수에 불과하다는 점도, 선주들이 발주를 서두를 수 있는 요인이다. LNG선은 투기 발주 수요도 기대핛 수 있는 상태이다.

 

물론 , 이미 대호황기를 구가하 고 있는 LNG선 수주도 추가 증가를 기대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결론적으로 조선사들의 벌크선과 유조선의 수주 비중 은 2021 년보다 높아질 수밖에 없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국내 대형사들이 이미 충분한 일감을 확보한 현재의 업황 에서는 , 선주들의 벌크선 과 유조선 발주 비중 확대가 반드시 악재는 아니다.

결코 해당 선종의 물리적 크기와 건조기간이 컨테이너선 보다 작거나 짧기 때문이 아니다. 이는 유조선과 벌크선 발주 증가 가 중국 조선소들의 건조 능력을 빠르게 잠식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들의 건조 슬롯이 채워진다는 것은 , 선가 상승이 가속화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