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관련

시장의 가이드가 되어주는 지표들

허그베어 2022. 9. 4. 21:48

투자 심리가 위축됐고 실적에 대한 신뢰는 낮아졌다. 시장이 약한 구간에서 적정가격을 논의하는게 무색할 수 있지만 실제 펀더멘털을 반영 하는지 표들을 확인 하는것은중요하다. 실물 경기도 산업별로 조금씩 변화가 나타나고 있어서 결국 주식시장의 방향에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

산업마다 해자는 달라서 가격(P)이 중요한 업종, 물량(Q)이 중요한 업종이 있고 다른요소가 중요한 업종도 있다.

소재, 에너지 같은 시클리컬 섹터에서는 가격이 중요하다. 수요는 증가할 여력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 기업들은 중간재를 담당하는 경우가 많아서 마진이 중요하다.

정유를 제외한 화학과 철강의 마진은 꺾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산업재의 수주나 해운 운임도 고점을 지난것으로 관측된다.

장기적으로 수요가 중요한 IT는 공급물량이 제한된 가운데 최근 가격 하락으로 부침을 겪고 있다. 물량이 중요한 산업은 결국 투자가 중요하기 때문에 앞으로 기업들의 투자 결정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헬스케어나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같은 성장 섹터는 확장성이 중요하다. 헬스케어는 올해 들어 글로벌 라이선스 딜이 다시 늘고 있고 커뮤니케이션 서비스와 관련된 국내문화서비스 수출은 추세적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1. 소재 에너지

1) 화학과 정유

  • 소재와 에너지 섹터는 가격(P)과 양(Q) 중에 P가 중요한 산업이다. 수요의 성장이 대부분 마무리됐기 때문이다
  • 원료가 특정 지역에 한정되어 생산되므로 원자재가 나는 지역에 있는 회사가 가격 결정력을 지닌다.
  • 국내 기업들은 글로벌 밸류체인에서 중간재를 담당한다. 원자재를 수입해 정제하거나 제련을 통해 제품을 판매하기 때문에 원가보다 마진이 중요하다.
  • 롯데케미칼과 같은 전통 화학사의 주가는 에틸렌(올레핀) 가격과 납사 가격의 차이인 에틸렌 스프레드와 밀접히 움직인다. 롯데케미칼의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에틸렌이 차지하는 비중이 50% 내외이기 때문이다.
  • S-Oil과 같은 복합정유사의 주가는 정제마진과 밀접하게 움직이는 것을 볼 수 있다. 아시아 정유를 대표하는 싱가폴 복합 정제마진은 최근 배럴당 37달러까지 상승 해 역사적 최고치다.
  • 정제마진 BEP는 배럴당 4~5달러로 알려져 있는데, 2011~2014년 고유가 시기에도 정제마진은 배럴당 10달러 이하에서 움직인 바 있다.

 

2) 철강

  • 국내 철강 기업의 주가는 중국 열연가격과 철광석의 가격차인 롤 마진과 동행한다.
  • 철강제품은 무거워서 멀리 운반하기 어렵기 때문에 인접지역의 자동차, 조선, 건설 등 연관산업의 영향을 받는다. 그래서 글로벌 철강기업이라도 주가는 모두 다르다.
  • POSCO홀딩스가 국내와 중국 업황의 영향을 받는다면 뉴코는 대체로 미국 건설경기를, 아르셀로미탈은 유럽 경기의 영향을 반영한다.

중기적 관점에서 중국 열연가격은 2021년 5월을 고점으로 추세가 꺾였다. 올해 들어서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때문에 가격이 다시 상승하는 듯 했지만 4월부터 시작된 중국의 제로코로나 정책 때문에 수요가 위축되면서 고점을 낮췄다.

평균 롤 마진은 작년 톤당 4,310위안에서 현재 3,740위안으로 축소됐다. 원자재 가격상승 때문에 판가를 올리려던 철강업체들은 2분기에 이전만큼 판가를 올리기 어려웠을 것이다.

 

 

 

2. 산업재

1) 조선

  • 산업재는 규모의 경제가 중요해서 마켓셰어가 높은 회사일수록 가격 결정력이 높다. 국내 조선사들 의 올해 1~4월 기준 글로벌 시장 점유율 은 46%에 달한다.
  • 조선사들의 주가는 수주가 늘어날 때 주가가 오르는 경향이 있다
  • 글로벌 컨테이너선 발주는 2021년 초부터 빠르게 증가하기 시작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부진했던 발주와 공급망 제약 때문에 운임이 먼저 오르기 시작했고 발주가 뒤이어 늘었다.
  • 탱커선의 경우 운임 회복이 더뎠고 발주도 감소하고 있다. 탱커선의 운임은 원유 수요 와도 연관된다. 수요 개선이 이뤄질 경우 VLCC의 운임부터 반등할 것이기 때문이다

최근에 운임은 고점대비 20% 가량 하락했다. 컨테이너선 발주는 아직 꺾이지 않았지만 전년동기대비 기준으로 보면 고점에서 확연히 둔화되고 있는 것이 보인다. 연초 발주량이 전년동기대비 235%까지 늘어났지만 지금은 87%로 내려왔다. 한국조선해양 의 주가는 이를 먼저 반영해 움직이고 있다.

지금은 탱커선 운임의 상단이 막혀있고 발주 역시 2020년 말 이후로는 전년대비 감소 추세를 이어가고 있어 실질적인 원유 수요 개선이 이뤄지는 것으로 보기 어렵다.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의 주가는 과거 업황이 좋았을 때 탱커선 수주의 전년대비 증감률과 밀접하게 움직였지만 지금은 상관성이 다소 약해졌다.

 

2) 운송

  • 해운사들의 주가는 운임과 밀접하다
  • 팬데믹 이후 공급망에서 병목현상이 나타나면서 BDI지수, 컨테이너 운임지수 등이 크게 올랐다.
  • 벌크선사 팬오션의 주가는 BDI지수와 동행하고 있다
  • 컨테이너선사 HMM의 주가는 컨테이너 운임지수와 상관성이 높다.

2021년 10월 5,500p를 넘어섰던 BDI지수는 연초 1/3 수준까지 떨어졌다가 현재 2,500p에서 등락 중이다. 글로벌 선사들의 BDI BEP는 1,500p로 내외로 알려져 있어 수익성이 지속되는 구간이다.

WCI 컨테이너 운임지수 역시 BDI지수와 비슷하게 고점을 형성했는데, BDI지수보다 변동성과 하락폭이 작다

레버리지 효과는 HMM에서 더 크게 나타난다. 팬오션의 영업이익률은 2020년 9.0%에서 2021년 12.4%로 3.4%p 가량 개선됐지만 HMM의 영업이익률은 같은 기간 15.3%에서 53.5%로 올랐다. 벌크선은 운임 기간이 길기 때문에 운임 상승이 반영되는데도 시간이 걸리지만 컨테이너선은 운임 상승을 바로 반영하는 단기 계약 비율이 높기 때문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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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자본재

  • 국내 기업들은 글로벌 제조 시장에서 중간재를 담당하는 경우가 많은데, 자본재 도 비슷하다.
  • 국내 항공우주 관련 자본재 기업들은 미국과 유럽의 최종 항공기 생산에 서 부품 밸류체인으로 연결되어 있다.
  • 한국항공우주는 보잉의 기체 구조물을 납품한다. 그래서 보잉의 백로그가 한국항공우주의 주가와 관련된다.

팬데믹이 끝나고 보잉이나 에어버스의 수주가 바닥을 지나고 있다는 점도 국내 항공부품 밸류체인의 주가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4) 건설

  • 건설은 대표적인 수주 산업이다. 건설업 주가는 과거에는 해외 플랜트 수주, 결국 유가와 밀접히 움직였다. 2014년 이후 유가가 하락하면서 주택건설과 같은 국내 산업에 집중하고 있다.
  • 건설사들은 주택가격이 상승해 분양가를 올릴 수 있어야 마진이 남는다.
  • 미분양주택수가 감소해야 분양이 증가하고 건설사 주가에 긍정적일 것이다.

최근에는 미분양이 증가하고 있는 점이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며 건설사 주가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3. 소비재

1) 의류

  • 소비재 의 지향점은 브랜드다. 최근에는 제품력이 일정 수준 이상인 상품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물건을 고를 때 브랜드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 소비경기는 글로벌 수요를 담당하는 미국과 중국의 소매판매 지표를 참고할 만하다.
  • 소매판매는 꾸준히 우상향하고 있기도 하지만 연말 쇼핑 시즌에 늘어가는 계절성이 있다.

지난 5월 미국 소매판매는 전년동기대비 8.5% 증가, 중국은 같은 기간 10.4% 감소해 두 국가의 소비 방향성은 엇갈렸다. 

 

 

2) 호텔레저

  • 국내 호텔/레저 관련 기업들의 실적은 국내에 입국하는 외국인 트래픽이 중요하다. 실적에 인바운드 수요가 영향을 크게 미치기 때문이다.
  • 지난 4월 국내 외국인 입국자는 2020년 2월 이후 처음으로 10만명을 넘어섰다. 그럼에도 호텔신라의 주가가 반등하지 못하는 이유는 중국인 입국자가 되려 감소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 호텔신라는 매출에서 면세점 비중이 91%에 달한다. 그리고 면세점 매출은 중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3) 필수소비재

  • 음식료품을 판매하는 필수소비재 기업들은 원재료를 수입해서 가공해 판매하기까지 약반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
  • 그런데 원재료 가격 상승을 판가로 온전히 전가하기가 어렵다. 소비자들의 가격 저항이 있기 때문이다
  • 그래서 농산물 가격 상승률이 높으면 비용 부담 때문에 필수소비재 기업의 마진은 약화 된다. 6개월 정도의 시차를 두고 필수소비재 기업의 주가와 연동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올해도 우크라이나 사태에 농산물 가격 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주요 곡물 수출국인 우크라이나가 밀, 옥수수 등의 수출을 조절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연간 변화율로 봤을 때 농산물 가격의 상승률은 안정되고 있다는 점에서 필수소비재 기업들의 주가도 하락이 마무리 된 것으로 보인다.

 

 

4. IT

1) 반도체

  • 반도체는 기본적으로 물량(Q)이 중요한 산업이다.
  • 반도체는 장기 시계열에서 보면 기술개발로 가격이 하락하고 있지만, 가격 경쟁으로 시장 참여자들이 줄어들면서 점유율이 높은 기업들은 업황이 좋지 않더라도 마진을 지킬 수 있게 됐다.
  •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매출에서 메모리 비중이 높아 단기적으로 주가가 낸드와 디램 등의 가격(P) 영향을 받는다.
  •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글로벌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47%, 디램 시장에서 72%의 시장을 점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반도체 업종 주가에는 물량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기업들의 투자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1분기 계절적 비수기 때 SK하이닉스 는 물량 조절을 통해 수익성을 방어했고 Capex는 전년동기대비 27.6% 늘렸다.

 

 

5. 헬스케어

  • 헬스케어는 기술개발이 중요하다. 이는 글로벌 임상 파이프라인이나 라이선스 아웃(기술이전)딜로 업황을 가늠할 수 있다.
  • 제약업종의 성공률로 볼 수 있는 글로벌 임상 파이프라인 대비 FDA 승인 비율은 2016년과 2019년 0.4%까지 올랐고 바이오 업종에 대한 투자심리도 좋았다. 지금 이 비율은 0.27%까지 낮아졌다. 바이오 업종의 주가 하락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6.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 산업이 순수출로 전환될 때 시장의 기대감은 커진다. 주도 업종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 국내 문화서비스 수출액은 2014년 9.2억달러에서 2021년 15.2억 달러로 꾸준히 증가했다.

국내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는 시가총액 비중이 8.5%로 글로벌 비중 7.6%를 넘어섰다. 이는 국내 산업에서 커뮤니케이션의 집중도가 높아지는 것을 의미한다. 웹툰에서 영화, 웹소설에서 드라마 등 밸류체인이 확장되고 있고 이 산업은 확장성이 높다. 국내 다른 산업들은 글로벌 밸류체인에서 가격 결정력을 갖는 경우가 많지 않은데,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는 가능해 보인다.

7. 유틸리티

  • 유틸리티는 에너지와 반대로 움직인다. 특히 유가가 오를 때 민감도가 높아진다
  • 국내에서 유틸리티는 국가 규제산업이어서 가격 결정력은 제한된 반면 유가 상승으로 원자재 부담이 커지면 마진은 축소되기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과는 업황에 차이가 있는데, 대부분 국가들은 유틸리티 기업 이 모두 민영화 되어 있다. 그래서 유가가 오르면 전기 가격을 올려서 원가 상승 부담을 기업과 가계에 넘기고 흑자를 유지한다. 한국전력은 그렇지 못하다.